자신이 통과시킨 진흥안을 자신이 규제하는 '셀프 규제' 김용균 원아위 위원 선임 반대한다-에너지정의행동 > 시민단체 보도자료

자신이 통과시킨 진흥안을 

자신이 규제하는 ‘셀프 규제’?
김용균 원안위 위원 선임 반대한다

새누리당, 열흘 전까지 원자력진흥위 위원이었던 인사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으로 추천
진흥과 규제를 분리하는 설립 취지에 배치되는 원안위 위원 추천 반대
국회는 제척 요건 미비, 선임절차 불명확성 등 법률 문제점 고쳐야

새누리당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추천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내일(3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국회 추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위원 3명의 추천 안을 처리한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이후 만들어진 원안위는 그간 핵산업의 진흥과 규제를 정부의 한 부서가 진행하던 관행을 없애고 독립된 규제기관으로 만들어진 정부 기구이다.

현행 법률(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안위의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위촉하는 위원장과 4명의 상임위원 이외에도 국회가 추천하는 위원을 4명으로 구성된다. 또한 원안위 위원은 최근 3년 이내에 원자력이용자, 이용단체에 근무하거나 이들의 수탁과제를 수행한 사람을 배제함하고 있다. 이는 행정부 이외에도 국회에서 위원 구성에 참여하여 일방적인 핵산업 진흥이 아닌 제대로 된 규제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원안위의 독립성은 의심받았다.

그간 원안위 구성을 보면, 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이나 핵산업계 사외이사를 지낸 인사가 발탁되기도 했고,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포함한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에너지위원회나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을 논의하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을 하고 있는 인사가 발탁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현재 원안위원 구성을 더욱 엄격하게 하여 원안위를 제대로 된 규제기관으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내일 국회에서 의결을 앞두고 있는 새누리당 추천 김용균 위원은 이러한 원칙에 정확히 반대되는 인사이다. 그는 불과 며칠 전인 8월 6일까지 원자력진흥위원회 위원을 하던 인사이다. 새누리당에서 김용균 위원을 추천하여 국회에 추천안이 제출된 것이 지난 8월 16일이니 불과 열흘 만에 핵산업 진흥에서 규제로 역할을 바꾼 것이다. 그가 참여했던 마지막 원자력진흥위원회 심의 안건(7월 25일 제6차 원자력진흥위)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과 ‘미래 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 전략’이었다. 이 계획 확정에 따라 전국 핵발전소엔 고준위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고가 증설되고,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고속증식로 연구개발 계획이 추진될 것이며, 이에 대한 안전·규제를 담당하는 것은 원안위이다. 만약 김용균 위원이 원안위 위원으로 선임된다면 자신이 심의한 진흥계획의 안전·규제를 자신이 또 다시 심사하는 ‘셀프 규제’를 하게 되는 셈이다.

핵발전과 연구개발에서 안전과 규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대로 된 안전규제를 위해 세계 각국은 진흥과 규제를 분리한 것이고, IAEA도 이를 권고하고 있다.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핵산업의 규제와 진흥을 혼동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김용균 위원 추천은 여당이 원안위를 인식하는 정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예이다. 진흥과 규제에 대한 분리 필요성이나 원안위의 독립성 보다는 소수 전문가들에 의해 진흥과 규제가 독점되도록 묵인하고 있다.

우리는 새누리당 추천 김용균 위원의 국회 추천에 반대한다. 그가 국회 추천 원안위원으로 선출된다면 규제기관 독립이라는 최소한의 원칙을 국회가 저버리는 일이다. 국회는 김용균 위원 추천을 부결시키고, 원안위원 구성과 선출 절차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진흥 및 핵에너지 관련 계획 수립자들을 배제하기 위한 법안 마련이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원안위원 선임 절차에서 불거졌던 혼란과 논쟁을 일소시키기 위한 원안위원 선임 절차가 보강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대로 된 핵에너지 규제기관으로 재탄생하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2016. 8. 29.
에너지정의행동

<문의 :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02-702-4979 / 010-2240-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