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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204.253) 작성일14-12-17 12:03 조회10,3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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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반도 동남권역 집중기상 관측시스템 필요하다 /박종길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2014-11-26 19:31:17 / 본지 29면
지난달 부산에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다. 아시아에서 출품된 많은 영화 중 유독 가슴을 아프게 한 영화가 있었는데, '닉 앤 차이(Nick and Chai)'였다.
2013년 11월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1만 명 이상의 사상자와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 중에 닉과 차이 부부의 네 자녀도 있었다. 부부는 태풍에 맞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부실한 자신의 집보다 더 튼튼하게 지은 이웃집으로 아이들을 피신시켰지만, 오히려 그날 태풍으로 아이들을 잃었다. 이후 4개월 동안 절망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닉과 차이의 일상을 그린 영화로 치유하기 어려운 일상의 상처와 그들의 감정, 고통을 잔잔하게 담아냈다.
이런 태풍이 한반도에 다가온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최근 기후가 변하면서 아열대 지역에서 나타나는 스콜 현상이 잦아지고 있으며, 시간당 강수량도 하수관로를 초과하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지난 8월 25일 부산과 창원에 내린 집중호우로 부산 기장군은 특별재난재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최근 부산·경남지역에 엄청난 호우가 빈발하고 태풍의 접근이 많아지는데 부산 경남을 위한 위험기상에 대비하는 재난관리 시스템은 잘 되어 있을까? 위험현상을 사전에 관측하여 대비할 수 있는 집중기상 관측시스템은 마련돼 있을까? 당국과 시민들은 노력하고 있을까?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대비책 마련 이야기는 있으나, 가시적인 내용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태풍의 길목에 있다는 제주도와 호남에는 지역 당국과 정부의 노력으로 국립태풍센터, 레이더관측소, 위험기상 집중관측센터가 줄줄이 개소했지만, 부산과 경남에는 그 어느 것도 없는 실정이다. 그간 부산·경남지역은 재해에서 안전한 곳이라 그랬을까.
한국환경과학회에서 정우식 교수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기상방재-극한 기상에 대한 적응'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기후가 변함에 따라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며 태풍 강도도 점차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립기상연구소가 21세기 말 동아시아지역 태풍 강도를 예측한 결과,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온도 상승과 열용량 증가로 향후 태풍의 강도가 강력해질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보고했다.
이 밖에 지구온난화와 태풍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많은 연구에서도 지구 온난화가 지속하면 태풍 발생 횟수는 감소하지만, 강도는 오히려 강력해진다는 결과를 제시해 피해가 예상된다.
태풍으로 발생하는 피해의 규모는 태풍의 강도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지리·지형적 특성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즉, 유사한 강도의 태풍이라도 태풍 중심이 지나간 이동 경로 및 진행방향에 따라서 피해 지역이 다르게 분포한다.
이와 같이 지역별 피해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태풍 중심의 진행경로가 과거에는 한반도 중서부지역을 통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갈수록 남동쪽으로 편향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반도에 내습한 태풍을 7가지 경로로 구분하여 분석한 연구에서 최근 남해안에 상륙하는 경로를 보이는 태풍의 빈도가 증가하며 그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결과와 유사하다.
다시 말하자면, 점차 태풍의 진행경로가 남동쪽으로 편향하고, 태풍 강도가 강력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까운 미래부터는 우리나라 동남권역이 이들 태풍의 영향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지역을 관측의 주된 대상으로 하는 집중관측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우리나라 동남권역은 6대 광역시 중 3개(부산·대구·울산)가 있는 대도시 밀집지역이자, 대규모 산업공단이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어 경제·산업 측면에서 그 중요성과 가치가 매우 높다.
이렇게 중요함에도 향후 태풍의 진로 및 강도 변화에 따른 이 지역 피해에 대한 대비가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동남권역을 대상으로 태풍을 비롯한 자연재해를 다각도로 분석, 연구할 집중관측시설과 시스템 구축이 꼭 필요하다.
세월호 사고로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하고 있고, 정부는 안전을 위한 새로운 국가안전처를 신설했다. 참으로 다행스럽다. 하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가 해상의 기상 여건만을 중점 조사하고 예보하는 해양기상청이 없어도 될지는 의문이다.< 인제대 교수·대기환경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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